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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가격, 왜 천정부지로 치솟았나
셔틀콕 제조의 핵심 원료인 오리와 거위 깃털의 공급 부족
기사입력 : 2025-05-01 08:20  
최근 셔틀콕 가격 급등이 국내 배드민턴 동호인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5,000원~17,000원 수준이던 셔틀콕이 이제는 25,000원이 보편적인 가격이 되었고, 품질이 뛰어난 제품은 28,000원~30,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 100~120% 가까운 가격 인상이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운동을 지속하는 동호인은 여전히 많지만,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운동 빈도를 줄이는 사례도 눈에 띈다. 주 5회 이상 운동하던 이들이 3~4회로 줄이는가 하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파크골프 등 다른 생활 스포츠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셔틀콕 가격 상승이 생활체육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셔틀콕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
그렇다면 셔틀콕 가격은 왜 이토록 급등했을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셔틀콕 제조의 핵심 원료인 오리와 거위 깃털의 공급 부족이다.
셔틀콕 주 생산국인 중국에서는 식문화 변화와 함께 오리·거위 사육 농가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오리와 거위 고기를 주요 식재료로 사용하는 식문화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돼지고기, 소고기 등 다른 육류 소비가 확대되면서 오리·거위 고기 소비는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오리·거위 사육 규모 역시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사육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45일가량 사육해 깃털이 충분히 성숙된 후 도축했지만, 최근에는 고기 생산 위주로 전환되면서 38~40일 만에 도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육 기간이 단축되면서 자연스럽게 깃털 품질과 생산량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털이 충분히 성장하기 전에 도축이 이뤄지다 보니, 셔틀콕 제작에 필요한 길고 강한 깃털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식문화 변화가 미친 추가 영향
여기에 식문화 변화도 원인 중 하나다. 과거 중국에서는 육류를 건조해 보관하는 문화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신선한 육류를 즉석에서 소비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 부드러운 육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사육 기간은 더욱 짧아졌고, 긴 깃털을 가진 오리·거위의 공급은 구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내수 시장 폭발로 인한 공급 감소
공급 축소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중국 내 배드민턴 인구가 급증하면서 내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장들은 자국 수요를 우선 충족하기 위해 수출 물량을 줄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공급되는 셔틀콕 물량은 크게 감소했다.

국내 셔틀콕 최대 업계 KBB 관계자는 "중국 내 소비량이 워낙 많아 해외로 나오는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런 공급 불균형 속에서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품질을 지키려는 고군분투, 그러나…
업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휘어진 깃털이나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깃털을 활용해 셔틀콕을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량 생산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저가형 셔틀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내구성이나 비행 성능 면에서는 기존 제품에 비해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구조적 전환, 새로운 가격 질서
결국, 셔틀콕 가격 상승은 단순한 일회성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공급 변화와 소비 패턴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국내 배드민턴 동호인들은 새로운 가격 체계에 적응해 나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자료제공:KBB> 2025-05-0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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