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음료 광고로부터 시작된 2% 부족하다는 말이 유행이 되나 싶더니 고유명사처럼 돼 버렸다. 완벽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할 때 우리는 스스럼없이 2% 부족하다고 한다.
이 말은 고성현-유현성 조를 설명할 때 딱 들어맞는다. 본인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지금까지는 그렇다. 작년 8월부터 세계랭킹 4위를 유지하면서도 우승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한방이면 된다. 런던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그 부족했던 2%가 채워질 것이다.
고성현-유연성 조는 세계랭킹 4위에 국내에서는 정재성-이용대 조에 밀려 늘 2인자에 머물렀다. 고성현-유연성 조는 2009년 4월 수원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새로운 남자복식 조를 물색하던 대표 팀에 희망을 안겨주었다.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후 동메달을 딴 이재진-황지만 조가 이탈하고 새로운 남자복식 팀을 물색하던 대표 팀은 싹을 보인 고성현-유연성 조를 세계무대에 내보내 가능성을 점쳤다.
고성현-유연성 조는 각종 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더니 2010년 스위스오픈, 마카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정재성-이용재 조와 쌍벽을 이루는 남자복식 팀으로 자리 잡았다.
고성현은 하정은과 팀을 이뤄 혼합복식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용대-이효정 조의 그늘에 가려 우승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다. 남자복식에서는 권이구 선수와 짝을 이뤄 간간히 국제대회에 출전하곤 했다.
유연성 선수는 전준범, 조건우 선수와 호흡을 맞춰 간간히 국제대회에 출전한 정도였다. 그렇게 잊혀져가는 선수가 되나 싶은 찰나에 유연성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두 선수가 팀을 이루고부터는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대회가 많아졌다. 오랜 방황 끝에 만난 천생연분이라고 할까.
하지만 고성현-유연성 조는 우승과는 그다지 인연이 많지 않았다. 정재성-이용대 조가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 2위를 다툴 때 고성현-유연성 조는 결승보다 준결승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2% 부족하다는 말을 듣게 됐다.
올 1월에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슈퍼시리즈프리미어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우승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그럼에도 세계랭킹 4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기복이 없다는 것이다. 꾸준함이 곧 고성현-유연성 조의 장점이다. 반대로 이는 곧 뭔가 한방이 아쉽다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고성현-유연성 조는 큰 키를 이용한 강한 공격형이다. 두 선수가 전후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누빈다. 그러면서도 국내 최대 거포 대열에 합류한 고성현이 후위를, 푸시와 드라이브가 뛰어난 유연성이 전위를 맡을 때 성공률이 높다. 대부분의 복식 조가 그렇듯 전후가 원활하게 움직일 때 득점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실수가 잦다는 게 단점이다. 특히 공격에서의 실수로 스스로 자멸하는 경기가 많다. 공격이 강하다보니 빨리 끝내려는 급한 마음이 셔틀콕을 네트에 꽂는 결과를 초래한다.
상대적이다 보니 고성현-유연성 조는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 중국의 카이윤-푸하이펑 조에 1승 7패, 3위인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모겐센 조에는 5전 전패를 당하는 등 유난히 상위 팀에는 약한 면모를 보였다. 세계랭킹 4위인만큼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건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들보다 상위를 차지하고 출전한 팀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대표 팀 동료인 정재성-이용대 조 역시 강력한 라이벌이다. 그동안 유독 강팀에 약한 면모를 보였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변화를 주지 못하면 똑같은 상황을 되풀이 할 게 뻔하다.
부족한 2%를 채워줄 새로운 뭔가를 찾아낸다면 그동안 2인자에 머물렀던 설움을 한방에 날려버리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그 기회가 왔다. 기회가 왔을 때 잡는 자가 진정한 1인자다.
○ 이름 : 고성현(高成炫)
○ 소속 : 김천시청
○ 출생 : 1987년 5월 21일생
○ 학력 : 온정초-진광중-진광고-동의대
○ 신체조건 : 182cm, 80kg
○ 이름 : 유연성(柳延星)
○ 소속 : 수원시청
○ 출생 : 1986년 8월 19일
○ 학력 : 정읍동초-전주서신중-전주농림고-원광대
○ 신체조건 : 181cm, 72kg
고성현-유연성조에서 늘 안타까운 점은 늘 경기중 약간 서두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성현선수..조금만 더 침착하게 하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봅니다. 서브도 늘 서둘렀는데 최근 끝난 싱가폴오픈에서는 그런 점을 많이 개선한 것 같더라구요.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 기대해봅니다.^^
... [2012-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