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황제 박주봉 감독이 코트에 복귀했다.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선 박주봉 감독은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여유 있는 모습으로 파트너는 물론 상대편 선수까지 독려하며 게임을 즐겼다.
일본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사령탑인 박주봉 감독이 연말을 맞아 조용히 입국해 팬들과 함께 하는 뜻깊은 송년회를 가진 것. 이날 송년회는 경기도 수원시 배드민턴전용구장에서 오후 1시부터 진행됐으며 팬클럽인 ‘주봉마을’(www.parkjoobong.kr) 회원 50여 명이 함께했다.
2003년 팬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주봉마을은 여름 하계투어와 연말 송년회를 통해 박주봉 감독을 만나고 있다. 팬들은 정기모임 외에도 번개와 주봉마을 이름으로 대회에 출전하며 15년째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
박주봉 감독은 “제가 한국에 있을 때부터 주봉마을이 시작됐어요. 제가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데도 매년 이렇게 활동해 줘 감사하죠.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또 제가 가까이 하지 못하는데도 저를 너무 사랑해주시고, 주봉마을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활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시간 날 때마다 주봉마을 주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라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주봉 감독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촌장으로 함께 뛰며 땀 흘리는 것으로 팬들이 베풀어준 고마움에 보답하고 있다. 몸 풀기를 시작으로 원포인트 레슨까지 무려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진두지휘하더니 잠시 목을 축이고는 게임 파트너로 팬들과 함께 호흡했다.
“옛날에는 같이 게임만 하고 그랬어요. 레슨이라는 것을 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게임만 하는 것 보다는 레슨 하는 게 더 가까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짧은 시간이지만 레슨을 해주고 있습니다.”
감히 범접하기도 힘든 배드민턴 황제 박주봉 감독이 직접 헌 셔틀콕을 올려주는 풍경이 주봉마을에서는 너무 자연스러워 이게 실화인지 눈을 의심해야 할 정도다.
모처럼 한국에 왔는데 역대 송년회 중 가장 많은 회원이 모여 기쁘다는 박 감독은 주봉마을이 2018년에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해가 되길 기원하며 비록 규모가 작더라도 서로 이해하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모임으로 지속되길 희망했다.
2020년까지 일본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어 한국과는 맞붙을 수밖에 없는 숙명이라 난처할 때도 있다는 박주봉 감독은 2018년 아시안게임과 도쿄올림픽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금메달을 반반씩 나눠가지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활동할 때는 자신의 이름을 딴 ‘박주봉(PJB)스포츠’로 활동하는 만큼 앞으로 ‘박주봉스포츠’도 많이 사랑해 달라고 당부하며 짧게 인터뷰를 마치고 회원들이 기다리는 코트로 돌아갔다.